생활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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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의 기법 가운데 큰 특정들로는 첫 째, 대지 전체가 여러 단의 석단으로 나뉘어 구축되어 있는 점이다. 둘 째, 범종각까지의 구성 축과 무량수전의 축이 분리 굴절되어 있다. 셋째, 무량수전을 비롯한 여러 구성 요소에서 치밀한 시각적 조정이 이루어졌다. 이 특징적 기법들은 각각 교리적인 이유와 지형적 해석, 그리고 부석사 자체의 건축적 개성에서 출발하고 있

이 영역을 엄격하면서도 평온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원인은 적절히 구사된 스케일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동재와 서재의 매우 축소된 규모를 보라. 이들의 높이는 철저하게 강당에 복속되며, 그 규모는 마당의 크기에 맞추어 조절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전면 만대루는 무한히 길게 느껴지도록 배열하였다. 축소와 연장, 유한과 무한의 스케일들이 교차되면서 강당 마당에 복합

전체 영역군은 비대칭의 형상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세 영역은 모두 개별적으로 거의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전체의 구성은 건축가의 관심사이며 숨겨진 집합체계이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각 영역의 구성은 체험적인 공간이 된다. 이 엄격한 예학자들에게 비대칭의 일상공간은 허용되지 않는다. 좌우와 상하의 위계가 뚜렷한 강당군이나 신성한 영역인 사당군은 말할 것도

승방 안마당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서쪽 끝의 부엌문이다. 결국 안마당으로 들어가려면 부엌문을 통해 부엌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진입할 수밖에 없다. 진입 과정에서 어두운 부엌을 거쳐 밝은 마당으로 통하는 극적인 구성도 일품이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각황전이 마당의 중심에 놓이지 않고 동쪽으로 치우쳐 자리를 잡은 점이다. 그러나 진입 과정에서는 전혀 그 부조화

한비의 문·질·식의 개념은 한마디로 시물의 내실 본성에 충실하고 번거로운 꾸밈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꾸밈이란 부실한 내실을 감추기 위한 겉치레 이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튼실한 내실이다. 튼실한 내실만으로 충분히 이름다울 수 있다. 튼실한 내 실이 아름다움의 최고 조건이자 유일한 조건이다. 튼실한 내 은 번잡한 꾸밈보다 월등히 우월

한비는 계속 말한다. “예란 심정을 나타내 는 것이고 문이란 실질을 꾸미는 것 이다. 군자는 정을 취하고 모를 버리며 질을 좋아하고 식을 미워하였다. 모를 가지고 정을 논하는지는 그 정이 나쁜 자이다. 꾸밈으로써 질을 논하는 자는 그 질이 쇠한 것이다. 화씨의 벽은 오채로써 꾸미지 않았고 수후의 구슬은 은황으로써 꾸미지 않았는데 이는 그 바탕이 지극히 아름

문이란 가치관과 미의 표현 형식이다. 문에는 두 가지 상태가 있다. 하나는 사물이 본성으로 가지고 있는 미적 감성형식이다. 이것은 질과 분리될 수 없는, 질과 하나 된 통일 상태이다. 표범 무늬는 이것의 좋은 예이다. 질과의 통일이 전제된다면 심지어 표범 무늬처럼 현란한 장식에 대해서도 한비는 타당성을 인정했다. 다른 한 가지는 식에 해당되는 인공장식이다.

유교 건축의 창에 나타난 이런 일체성에 대한 배경 사상으로 한비의 문·질·식 개념을 들 수 있다. 문은 형식이고 질은 내용이고 식은 꾸밈이다. 한비는 문과 질이 통일된 상태를 이상적 아름다움으로 정의했으며 식은 이것에 반하는 불필요한 것으로 배격했다. 이것은 한옥 입면에 나타난 내외 사이의 내재적 일체를 잘 정의하는 개념임과 동시에

한옥 입면의 조형성을 받쳐주는 이런 의미들은 움직일 수 없는 항구적인 것이다. 사람의 머릿속 계산과 손끝 재주만으로 이루어진 조형성은 시대가 바뀌고 유행이 지나면 허무하게 사라진다. 한국 전통 건축의 창에는 이런 것이 없다. 몇백년이 지난 지금도 처음과 똑같이 한결같은 아름다움을 은은하게 보여준다. 스스로는 겸손하고 소박하고 차분하다. 그러나 범할 수없는

이상이 한옥의 입면에 나타난 창 구성의 건축적 의미였다. 한옥의 창은 창을 나누는 이유와 목적에 대해 가장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근거와 타당성을 확보한 건축 구성이다. 창 구성이 자유로운듯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권위를 가질 수 있는 이유이다. 실내 생활의 요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기 때문에 필연성을 단단히 확보한 것이 그 비밀이다. 이것은 또한 이름다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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