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전이 남향이고 3층석탑과 함께 증축선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약사전과 극락보전 등의 축선이 정연하지 않고 건물 사이가 넓게 트여 있어서 영산전을 주축으로 하는 공간의 중심성이 크게 약화되었다. 또한 불이문으로 통하는 공간의 흐름이 너무 커서 이곳은 중심성을 지닌 공간이라기보다는 주요 공간으로 진입하는 과정적 공간의 성향이 짙다. 이것은 세 불전 간의 위
천왕문에서 보이는 경관의 초점이 되는 건물은 전방에 마주 서 있는 불이문이다. 그래서 불이문과 천왕문 두 건물의 중축선은 일직선상에 배치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는 우측으로 약간 휘어져 있다. 휘어짐의 정도는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통로에 비해 극히 미미하지만, 율동적인 공간의 흐름을 유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여러 건물들을 입
자연물을 이용한 문의 자유로움이 관찰된다. 태고사를 보자. 바위와 바위 사이를 문으로 삼았다. 이 문은 굳이 따지자면 일주문에 해당된다. 자연암석을 이용하여 사찰과 속세 사이의 경계로 삼았다. 보현사의 중문을 보자. 사람이 세운 문 앞에 나무 두 그루가 먼저 문을 이루고 있다. 사람이 세운 형식 이 본래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해 주는 것 같다.
사찰의 산문은 이런 표준형 이외에 다양성도 동시에 갖는다. 형식적 격식을 타파하고 자유롭게 만든 문들이 많이 있다. 종류도 굳이 일주문·천왕문·해탈문을 구별하지 않았다 아무 곳이나 문으로 이용하기에 알맞다 싶으면 문을 냈다. 이런 다양성은 불교적 배경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수많은 연기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상징적 결과라는 의
해탈문은 대웅전 앞에 이르는 마지막 문이기 때문에 대웅전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문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 그 속의 대웅전 영역과 어울리게끔 처리된다. 대웅전을 위협하듯 크게 짓는 것을 심가고 아담한 크기로 세우는 것이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