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전통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만남 2024 '오늘한지' 창작공모전
등록일 2024-12-20 조회수239
 2024년 10월 한국공예·디자인문화 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주최한 2024년 오늘 한 지 창작공모전(이하 공모전)이 마무리되었다. 공모전은 한국의 전통 재료인 한지를 활용한 한지문화상품을 개발하고 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의 시각예술작품을 발굴하고자 추진됐다.
 

 한지는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의 전통문화와 일상을 지켜온 소재로 가볍고 질기며 자연 친화적이라는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서예와 회화에서부터 의복, 가구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재료로 평가받고 있다. 공모전은 실용성과 상품성을 중심으로 한 문화상품을 제작하는 상품군과, 한지를 재료로 표현한 시각예술품을 제작하는 작품군의 두 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참가 자격은 개인, 단체(3인 이하), 그리고 업체로 제한되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한지를 새롭게 표현한 수상작을 소개한다.
 
 
대상
최윤희 / 복은
누비버선 한지카드
@bok_eun
 

 


 대상의 영예는 ‘누비버선 한지카드’가 차지했다. 예로부터 한지로 만들어진 버선본에 축원의 글을 적었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누비버선 한지카드는 안부를 전하는 카드, 편지로 쓰임에 맞게 기획되었다. 아이들의 누비버선이면서 상징적 요소가 있는 타래버선을 재해석해 제작된 한지 카드는 한지의 질감과 텍스처를 살리고 누비 문양의 혈압으로 완성된다. 총 4종의 디자인으로 구성된 한지 카드는 누비 간격 1cm 이내의 잔누비로 간격과 밀도의 변화를 주었고, 금박으로 인쇄한 포인트 부분이 전체적인 고급스러움을 덧대었다. 버선 형태에 곡선을 활용한 둥근 마무리의 봉투는 ‘축원’이라 쓰인 스티커와 함께 제공되어 실용성까지 갖추었다.
 
 대상을 수상한 최윤희 작가는 “손 편지는 받는 사람을 위해 편지지를 고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편지지를 선택하고, 작성한 후에 편지를 전달하는 모든 과정에 진심이 담긴다"라며 “그 진심을 매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치있게 생각하며 지금까지 카드를 만들고 있다”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최윤희 작가는 앞으로도 지역의 다양한 한지장이 생산하는 한지의 물성을 연구해 디자이너로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활동하는 섬유 작업에도 한지를 가미해 확장된 양식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상품군 최우수상
권정옥 / 자리
한지 이야기 모빌
@Smilingartist_
 
 

 상품군 최우수상은 ‘한지 이야기 모빌’이 차지했다. 한국 전통 건축물, 문화재 속의 패턴과 모티프를 활용해 이야기를 담아 디자인되었다. 생활 속 작은 소품 하나에도 의미와 이야기를 담고자 한 한국적 감성이 느껴진다. 공모전에 소개된 모란 꽃살문은 부귀영화와 복을 의미하고, 모란 어문은 풍요와 번역, 출세를 상징한다. 콩땜 장판한지를 소재로 제작된 3단 모빌은 전통 건축물의 지붕과 창살을 모티프로 옥색의 태슬을 레이어드하여 전통 이미지를 한층 부각 시켰다.
 
 
 상품군 최우수상을 수상한 권정옥 작가는 평소 한국의 문화재 속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패턴, 형태를 작업하고 있다. 전통적 소재를 활용하되 현대 생활에 어울리는 색감,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권정옥 작가는 옛 것을 그대로 베끼거나 흉내 내지 않고 현대적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해 전통을 모던화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번 수상을 통해 최근 주춤했던 작업에 활력이 되었다는 작가는 이번 수상을 통해 앞으로도 한국인의 정서와 감성에 맞는 생활 공예품, 소품을 계속해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작품군 최우수상
홍정은
Aura Series
@_atelierjun
 
 
 작품군 최우수상은 ‘Aura Series’가 차지했다. 한지 활용도와 뛰어난 예술성이 타 작품과 차별점이 있었다. 종이를 물에 불려 풀과 섞어 찧은 후 점토처럼 만들어 기물을 성향 하는 지호 기법을 활용한 작품은 단순한 전통 표현 매체를 넘어 생명력 있는 작품을 재탄생했다. 예로부터 기록의 역할을 하는 한지의 특성으로부터 착안해 일상의 감정을 한지를 쌓고 채색을 통해 작업했다. 겹겹이 쌓인 한지와 색은 반복될수록 견고한 형성과 투명한 밀도를 가지고 되고, 이런 기다림의 과정을 통해 창작자는 물론 감상하는 자의 감각도 생명력 있게 만들어주는 뛰어난 작품이었다.
 
 전통 공예기법을 활용해 현대미학과 유연한 소통을 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의 운을 뗀 최우수상 수상자 홍정은 작가는 한지의 부드럽지만 강한 물성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나무처럼 줄기와 뿌리로 중심을 잡고, 계절에 따라 가지와 잎을 피우고 지는 사람이자 작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작가는 앞으로 고유의 정체성을 줄기로 삼아 환경, 시대의 흐름을 영양분으로 해 뿌리를 내려 새로운 가지를 만드는 작가고 성장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상품군 수상작
 
 우수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복을 부르는 빛’, ‘한지 위빙 에코백’은 우수상을 차지했다. 또한 일상 활용도가 우수한 ‘온 고봉투’, ‘한지 백’, 상품성이 돋보인 ‘한지 국기’, 전통 문양을 활용한 ‘포도살 레터프레스 패턴 카드’, 디자인이 돋보인 ‘수인능화지 옻칠 부채’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창의적 상품이 눈에 띈 공모전 상품군 분야는 한지를 접목한 소품, 액세서리, 인테리어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실용적인 아이디어들이 다수 선보였다.
 
 

우수상
황윤철 / 빛봄
복을 부르는 빛
@kor.colors
 

우수상

이성실
한지 위빙 에코백
@yarn_sil
 

장려상

심자나
궁궐 포도살 레터프레스 카드
@janasim_studio
 

장려상
하효진 / 수인페이퍼
수인능화지 옻칠부채
@suin_paper
 

우수상
이성실
한지 위빙 에코백
@yarn_sil
 

장려상
심자나
궁궐 포도살 레터프레스 카드
@janasim_studio
 

장려상

한경희
한지 백
@hanji_han682
 
   


 
작품군 수상작

한지의 은은한 아름다움으로 고요한 마음을 표현한 ‘평정(좌)’과 인간의 삶 자체를 아티스트북으로 제작한 ‘신수희-할머니는 새가 되고 싶다고(우)’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한지의 활용도가 부각된 ‘무대(선암사 장경각)’, ‘변환 : 감각을 통하여 사유에 닿다’, ‘안개의 형상 사이드 테이블’, ‘줌치한지 가리개’, 우수한 스토리텔링을 인상적이었던 ‘카오스모스 Ⅱ’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작품군 공모전을 통해 전통적인 한지의 제작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 미학과 공예 기술이 접목되어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수상
오민예
신순희-할머니는 새가 되고 싶다고
@_atelierjun
 

우수상

조아라
평정
ahracho.imweb.me
 

장려상

이종희
무대(선암사장경각)

 

장려상
박효진
변환:감각을 통하여 사유에 닿다
@parkhyojin777
 

장려상
손상우
안개의 현상-사이드 테이블
@sangwoo.son
 

장려상
정은희
손맛
@hanji_gallery
 

장려상
이경민
카오스모스 II_2024
@kyungminlee1019
 
   
 

 오늘한지 창작공모전은 한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더욱 확신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이 충분했다. 한지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감각들이 더욱 풍부하게 발전한다면, 한지가 전통 유산을 넘어 현대 예술의 새로운 매개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지속적인 공모전을 통해 더 많은 창작자들이 한지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새로운 활용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문화적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를 품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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