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공간

셈할 수 없을 정도로 기둥과 칸들이 반복될 때, 무한을 생각할 수 있고 영원의 언저리에 서게 된다. 종묘 정도의 반복이 계속되면 있는 것과 없는 것, 이른바 존재와 무의 구별이 모호해진다. 무수한 기둥들, 똑같은 방과 문짝들, 무표정하리만큼 균질한 지붕과 기단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반복되면 그 반복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어진다. 여기서는 일상적 시간은 정지하고, 닫힌 소우주내의 주기적 순환만이 시간의 척도가 된다. 정지된 시간들은 영원한 시간으로 바뀌고, 살아 있는 자들은 반복적 행위를 통해서만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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