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뉴스

한식 세계화 청사진 필요
등록일 2009-03-19 조회수2769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경향뉴스] 요즘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강력한 국가 브랜드의 구축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광범위한 후광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의 독특한 문화유산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음식 문화를 꼽을 수 있다. 매년 학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한식의 과학적·영양학적 우수성에 관한 많은 논문들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육류 중심인 식단에 튀기는 조리법을 사용해 고칼로리인 서양식에 비해 채소류, 해산물·어류를 주로 사용하는 저칼로리의 기능성 음식, 찌거나 굽는 조리법을 사용한 음식, 김치나 장류의 발효식품 등이 웰빙트렌드, 슬로 푸드에 부합하는 건강식으로 각인돼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05년 5월4일자에서 ‘한국 숯불구이는 입과 눈, 코, 그리고 손가락으로 즐기는 음식’이라고 보도하면서 중국·일본·태국·베트남식에 비하여 대중적 인지도가 낮음을 애석해하기도 했다.
 
외식산업을 포함한 세계 식품산업의 규모는 약 48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정보기술(IT) 분야(2750조원)나 자동차산업(1320조원)보다 큰 규모다. 따라서 국제화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음식을 세계화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산·학계가 한식문화의 산업화에 눈을 떠야 한다. 일본은 이미 ‘일식 인구 배증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전 세계 일식 인구를 2010년까지 12억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중국도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는 음식산업을 미래 10대 성장산업으로 지정,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식문화의 국가 브랜드 제고에 관한 관광상품화, 세계화를 위한 대통령(또는 국무총리) 직속 가칭 ‘한국식문화 세계화 위원회’ 설치를 건의한다. 정부는 이러한 범국가적인 민관 통합 지원전문부서를 통해 행정지원을 일원화하고 한식 세계화를 위한 청사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정부는 또 지역별 향토음식을 발굴,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음식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각종 지원을 해야 한다. 국내의 한식전문가들이 조리 비법을 전수할 수 있는 국가 위탁 한식조리전문교육기관을 지정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들이 국내·외 각종 국제 행사에 적극 참가해 한식의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해외에 민간 주도의 ‘한식문화 체험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현지 외국인들이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의 스시가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고기를 날로 먹는 야만적인 문화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지금 스시는 가장 세계적이고 고급스러운 음식 중의 하나가 됐다. 우리의 간장게장이나 해물파전도 언젠가 가장 세계적인 음식으로 각광받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다.
 
<양향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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