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문화인물

화담 서경덕(花潭 徐敬德)
1489∼1546 / 조선 중기의 유학자·주기론(主氣論)의 선구자
  • 문화관광부는 조선중기 유학자이며 기일원론(氣一元論)의 선구자이자 황진이·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로 유명한 화담 서경덕(花潭 徐敬德 : 1489∼1546) 선생을 4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하였다. 그의 주기설에 따르면 인간의 삶과 죽음 그 자체가 기(氣)가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에 지나지 않으며, 새가 매일 조금씩 높이 날아오르는 이치와 온천이 있는 이치도 기를 가지고 설명했다. 또한 해, 달, 별들의 운동을 기본으로 한 원(元), 회(會), 운(運), 세(世)의 4가지 기본 시간단위를 통해 우주적 시간 개념을 설명하여 조선의 상수학(象數學)의 기초도 마련했다.
생애 및 업적
  •  5백 년전 송도(松都)의 명기 황진이(黃眞伊)는 개성의 3대 명물로 박연 폭포, 서화담(徐花潭), 그리고 자신 황진이를 꼽았다고 한다. 이것이 유명한 소위‘송도삼절(松都三絶)’이다. 황진이의 매력 앞에 30년 벽만 보고 수도했다는 지족선사(知足禪士)도 파계하고 말았지만 화담 서경덕은 그녀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혹 당하지 않았다 한다. 서화담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대중적인 전설이다. 서경덕은 우리 역사상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가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조선 초기의 대표적 자연철학자였으며 그의 학문은 일정한 스승 없이 자습해서 이룩한 것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스스로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고 터득하여 바람이 부는 이치와 온천이 뜨거운 까닭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특히 자연 속에 보이는 많은 수학적 질서에 주목하여 그 신비로운 비밀을 풀어내 보려고 힘쓰던 철학자이기도 하였다. 우주의 생성과 그 변화가 모두 어떤 수학적 질서로 설명될 수 있다고 믿고 그 이치를 알아내려고 힘썼던 것이다.


     개성 화정리(禾井里)에서 1489년 2월 17일 아버지 서호번(徐好蕃)과 어머니 한씨(韓氏) 사이에 태어난 그는 양반 집안이었으나 이미 몇 대 째 이렇다 할 벼슬자리에 나간 선조가 없었던 가난한 집안이었다. 그의 집안은 양반이면서도 남의 땅을 빌어 소작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그는 43세에 어머니의 간곡한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생원시(生員試)에 합격한 일이 있지만 관직에는 나가지 않았고, 평생을 학문에만 힘썼다. 서경덕은 특히 그의 만년에 개성의 교외 화담에 살았기 때문에 화담(花潭)이란 호를 얻게 되었는데, 본관은 당성(唐城), 자를 가구(可久) 또는 복재(復齋)라 했다. 조선시대에 크게 성했던 성리학에서는 이(理)와 기(氣)를 기본으로 말했지만, 바로 기(氣)야 말로 가장 중심적임을 강조한 학자는 이 땅에서는 서화담이 처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조선의 주기설(主氣說)의 창시자였던 셈이다. 서화담의 주기적(主氣的) 태도는 율곡 이이(栗谷 李珥)를 거쳐 실학파의 여러 학자들, 특히 홍대용(洪大容)과 최한기(崔漢綺)에서 강하게 표출되었다.


     그의 주기설에 따르면 인간의 삶과 죽음 그 자체가 기(氣)가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새가 매일 조금씩 높이 날아오르는 이치도, 또 온천이 있는 이치도 기를 가지고 설명했다. 또한 서경덕은 조선의 상수학(象數學)의 기초를 마련했다. 해, 달, 별들의 운동을 기본으로 이 세상에는 4가지의 기본 시간 단위가 인정된다. 원(元), 회(會), 운(運), 세(世)가 그것인데 그 길이는 각각 다음과 같다. 1元=12會, 1會=30運, 1運=12世. 이것을 보면 1년은 12개월이고, 1달은 30일, 그리고 1일은 12시라는 사실을 보다 긴 우주적 시간 개념으로 바꿔 놓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1세를 30년으로 잡는다면 1원은 12×30×12×30년 즉 129,600년이 된다. 이것이 이 세상이 한번 생겼다가 없어지는 한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의 제자 이지함(李之函)으로 하여금 <토정비결(土亭秘訣)>에 그의 이름을 남기게 되는 것도 이런 사상의 영향 때문이었다. 서경덕의 기(氣) 철학은 어쩌면 새 천년을 맞아 전 세계가 기에 대해 크게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요즈음 주목받는 사상일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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