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문화인물

이동백(李東伯)
1866-1950 / 판소리의 명창
생애 및 업적
  •  이동백(李東伯) : 1866-1950, 본명은 종기(鍾琦). 20세기 판소리 근대 5명창 중 한분이며 중고제 판소리의 마지막 계승자로 일컬어짐. 《새타령》, 《백발가》등에 능하였음.


     이동백은 1866년 2월 3일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도만리에서 출생하였다. 그가 태어나기 한해 전에 부친이 돌아가시고 편모슬하에서 궁핍하게 자라다 큰아버지 슬하에서 양육되기도 하였다. 그의 가계에 대해서 자세히 잘 알려진 것은 없으나, 그의 6촌 여동생이 은산별신굿 보유자였던 이어인련(李於仁連.1894-1986)이었던 것으로 보아 그의 가계는 창우집단(판놀음 중에서 노래를 주로 하던 집단. ※판놀음 : 무가와 판소리 사이를 이어주는 중간적인 공연부문을 '판놀음'이라고 하며 판놀음은 조선조 후기 전문 놀이꾼들이 돈을 받고 벌이던 놀이임)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무속인들은 무속계 내에서 혼인하고 집안을 이루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동백은 자신들의 자랑할 만한 내력으로 집강, 대방 등을 거쳤음을 거론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동백은 무속과 혈연관계에 있었던 창우집단 출신임을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동백의 출신이 창우집단이었다는 점은 이동백이 음악적 환경 속에서 성장했고 음악에 대한 조기학습이 충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가적 기질을 타고났던 그는 열다섯 살 무렵에 소리하는 이들을 따라다니며, 소리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중고제의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김성옥(순조대)의 아들인 김정근(철·고종대) 명창의 문하에서 소리 공부를 하다가, 순창 출신으로 당대에 손꼽히는 동편제 명창인 김세종(철·고종대) 문하로 옮겨서 몇 년간 학습을 하였다. 또한 서편제의 시조로 알려진 박유전의 제자인 이날치(1820-1892)에게서도 소리공부를 하였는데, 중고제인 김정근의 소리를 가장 근본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흔히 그를 중고제 명창으로 부른다. 이동백은 서른일곱 살 경인 1902년에 서울에 상경하였다. 그는 원각사에서 소리하면서 서울 무대를 장악했는데, 김창환, 송만갑 등과 창극 운동에 참여하였고, 이때 선배 명창 김창환의 주선으로 어전에서 여러 차례 소리를 하였다. 이동백에 대한 고종의 총애는 대단했는데, 이동백의 소리를 듣기 위해 원각사의 소리 공연에 전화선을 대고 그의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 때 이동백은 고종에게서 당상관(堂上官)인 문관으로 정3품 통정대부(通政大夫)의 벼슬을 제수 받게 된다.


     이동백은 20세기 전반을 살다간 판소리 명창으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판소리의 흐름을 주도했던 인물 중 한분이다. 오늘날 그의 소리 인생의 의의를 되새겨 보면, 첫째 중고제 명인으로 20세기 중반까지 중고제의 명맥을 이었다는 것이다. 비록 그 소리가 당시 유행에서 도태되었고 즉흥적인 측면이 많아 현재까지 전승되지 못했다고는 하나, 중고제는 20세기 전반까지 판소리 영역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하나의 독립적인 유파였고, 동·서편제 소리보다 고졸(古拙)한 옛 스타일을 많이 간직한 소리로서 그 소리들을 통해 20세기 이전의 판소리를 유추해 볼 수 있으며, 유성기 음반을 통한 그의 소리 유음은 판소리 연구에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둘째 그의 소리 인생의 의의는 공연집단인 경성구파배우조합이나 조선성악연구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면서 20세기 전반 판소리의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20세기 전반은 여러 근대 문물의 도입으로 판소리가 상업화, 대중화되던 시기였고, 공연 형태에 있어서는 1인 입창의 판소리에서 창극으로 그 연행 형태가 변화하던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이동백은 그의 명성에 걸맞게 여러 단체들에서 활동하면서 판소리의 변화를 주도하였고, 후진들을 양성하였다. 그러나 이런 판소리분야의 중요한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소리가 여전히 듣는 이들을 감동시키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동백의 소리 인생의 큰 업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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