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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민간혼례복 원삼

인륜지대사인 혼례는 일생의 가장 중요한 의례로, 경사와 길상, 축복의 의미를 담아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옷을 혼례복으로 마련하였다. 혼례 날 만큼은 특별히 신분을 초월하여 높은 계급의 옷을 입을 수 있었는데, 궁중 예복인 원삼 중에서는 공주의 예복에 해당하는 녹원삼이 신부의 혼례복으로 애용되었다. 『병와집(瓶窩集)』에서는 “화관⋅홍장삼⋅주리군으로 혼례를 치르고, 가계⋅원삼⋅주리군으로 사당을 참배하고 시부모를 뵙는 것은 고대의 예절에 맞는다.”고 하여 원삼을 현구고(見舅姑)[폐백]의 예복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후대의 회화나 사진을 보면 신부가 원삼을 입고 혼례를 치르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실제 민간의 혼례에서는 유교적 예법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을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민가에서 비용과 수고가 많이 드는 혼례복을 두 종류나 갖추기는 쉽지 않았을 상황에서 혼례복을 대여하거나 제작한다고 하더라도 원삼을 마련하는 편이 좀 더 수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간에서는 원삼을 만들어 두었다가 세 번 이상 혼사에 빌려준 후 수의로 입으면 좋은 곳에 간다는 속설이 있기도 했다.
민간의 녹원삼은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궁중의 것과 달리 크기나 재료는 간소하지만 여러 색의 색동을 이어 아름답게 만들었다. 원삼에는 가슴 높이에 긴 띠 형식의 홍색 대대를 뒤로 묶어 드리웠으며, 길상어(吉祥語)나 꽃 등의 무늬를 금박으로 찍어 화려함을 더하기도 했다. 원삼 차림에는 보통 쪽머리에 용잠 등의 비녀를 꽂고 앞댕기를 드리운 후 화관이나 족두리를 착용하였는데, 반가에서는 떨잠으로 장식한 어여머리를 하기도 하였다. 그밖에 부속품으로 봉황흉배나 노리개를 달기도 했으며, 신부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면사(面紗)가 착용되었다. 개성지방의 신부는 도련과 수구에 붉은 선을 두른 원삼을 입고, 큰 틀 형태로 두른 가체에 조화를 가득 꽂아 장식한 화관궤계와 진주댕기를 착용한 독특한 차림새를 보여 준다.
 
 
참고문헌
강순제 외(2015), 『한국복식사전』, 민속원.
경운박물관(2003), 『근세복식과 우리문화』.
국립민속박물관 편(2017),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의생활』.
신혜성(2005), 「韓國과 中國의 傳統婚禮服飾에 관한 연구 : 18~20세기 초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임현주(2012), 「朝鮮時代 圓衫의 由來와 變遷過程 硏究」, 경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집필자 : 오선희(吳宣希), 수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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