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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민간혼례복 활옷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는 혼례는 일생 중 가장 경사스러운 의례로 신부는 아름다운 옷으로 성장(盛粧)을 하였다. 특히 혼례 날 만큼은 민간에서도 왕실이나 상류층에서 입는 예복을 입을 수 있게 허락되었는데, 신부는 원삼이나 활옷과 같은 예복을 혼례복으로 착용할 수 있었다. 박규수의 『거가잡복고居家雜服考』에 의하면 대군부인이나 군부인의 혼례복인 홍삼(紅衫)을 민간여성의 혼례복으로 착용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일찌기 양반가에서도 혼례복으로 착용하던 옷이다.
홍장삼(紅長衫)에서 유래한 활옷은 홍색 바탕에 각종 자수가 화려하게 수놓인 옷으로 장수(長壽)와 길상(吉祥), 부부 화합의 의미가 가득 담겨 있는 옷이다. 특히 활옷의 뒷면을 자수로 가득 채워 초례청(醮禮廳)에 서 있는 신부의 뒷모습을 돋보이게 해주었다. 활옷 안에는 분홍 속저고리에 녹의홍상(綠衣紅裳)을 갖춰 입었으며 홍색의 대대를 띠고 칠보단장(七寶丹粧)으로 얼굴과 머리를 꾸몄다. 비녀는 용잠(龍簪)이나 매죽잠(梅竹簪) 등을 꽂았는데, 특히 궁중에서 사용되는 용잠은 혼례 일에만 특별히 허락된 것이었다. 댕기 끝부분을 진주 구슬로 장식한 진주발 앞댕기를 비녀 양 쪽에 감아 내리고, 금박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도투락댕기를 뒤통수 아래로 길게 늘였으며, 화관이나 족두리를 썼다.
자수를 가득 채운 활옷은 개인이 제작하여 마련하기는 어려웠던 옷으로 신부를 단장해주는 수모(首母)를 통해 대여해서 입었다. 활옷이나 머리 장식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혼례 용품을 대여하는 풍속이 조선시대부터 있었으며, 일제강점기의 혼례 사진에서 대여품으로 성대하게 치장한 경우를 볼 수 있다. 활옷을 입은 신부들이 각종 비녀나 떨잠, 댕기 등으로 장식한 큰 규모의 머리 장식을 얹고 있는 끌머리를 한 모습이 한 예이다.

 
참고문헌
국립민속박물관 편(2017),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의생활』.
권혜진(2009), 「활옷의 역사와 조형성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집필자 : 오선희(吳宣希), 수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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