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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이 전통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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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과에서 국민간식이 된 닭강정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과의 일종인 강정은 제사가 있거나 명절 때나 겨우 맛 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었다. 곡류와 꿀, 조청 등을 적절히 배합해 180도 이상의 가마솥에서 튀겨낸 강정 특유의 미감이 오늘날 국민간식 닭강정으로 이어져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디서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닭강정에 담겨 있는 법고창신의 정신을 살펴보자.

대한민국명인회(약과)
<©대한민국명인회>

연암 박지원의 이야기한 ‘속 빈 강정’

우리 조상들은 정월 보름날이면 한과의 일종인 강정을 만들었는데 강정 속에서 나온 종이의 높고 낮은 품계로 서로 승패를 판가름했다고 한다. 정월 초하룻날에도 강정을 튀길 때 바탕이 부풀어 오르는 높낮이에 따라 서로 승부를 가리는 풍속도 있었다.
그런데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은 어떻게 유래가 되었을까요? 조선 후기의 문인이자 실학자인 박지원의 산문집 <속 빈 강정과 개암>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자네는 음식 가운데 강정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나? 쌀가루를 술에 재었다가 누에 크기만큼 잘라서 뜨거운 구들장에 말린 다음 기름에 튀기면 그 모양이 누에고치 같아진다네. 보기에 깨끗하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 속이 텅텅 비어있어 아무리 먹어도 배부르지 않다네. 그 성질은 부스러지기 쉬워 훅 불면 눈발처럼 날리지. 그래서 물건 가운데 겉만 예쁘고 속이 빈 것을 ‘강정’이라고 부르네.”

금지명령까지 내려졌던 한과의 인기

문화재청
<©문화재청>

고려시대에 불교가 성행하면서 사찰에서 즐겼던 차 문화와 함께 다식문화도 대중화되었다. 왕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한과를 즐겨먹었는데 특히 찹쌀가루로 만든 유밀과(油蜜菓)의 인기가 대단했다.

<고려사>의 '형법금령'에 의하면 고려 19대 왕인 명종 22년(1192)에 유밀과 제조를 금지하는 명령이 내려졌다. 31대 공민왕 2년(1353)에도 역시 유밀과 금지령이 내려졌다. 유밀과의 재료인 곡물, 꿀, 기름 등이 너무 많이 소비되고 물가가 올라 민생에 해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의집 ‘고호재’ 궁중다과상(고호재)
<©한국의집 ‘고호재’ 궁중다과상>

조선시대에도 한과의 인기는 여전해서 유밀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과들이 발달했다. 문헌에 기록된 한과류만 해도 종류가 무려 254종에 이른다. 왕실에서는 손님을 맞을 때 접대상에 과일과 함께 약과, 다식 등 한과를 많이 올렸다. 특히 명나라 사신을 접대할 때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기름에 튀긴 한과를 빠뜨리지 않고 올렸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대한민국명인회 한영용 명인 ‘황실연회’재연(궁중연회)
<©대한민국명인회 한영용 명인 ‘황실연회’재연>
대한민국명인회 한영용 명인 ‘황실연회’재연(혼례상)
<©대한민국명인회 한영용 명인 ‘황실연회’재연>

궁중연회상에는 24가지 한과를 1자 8치의 높이로 높이 고여 쌓아올리기도 했다. 한과를 높이 잘 쌓는 솜씨가 뛰어난 사람이 초빙될 정도였다. 한과가 연회상에 올라가는 음식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각광받는 음식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한과는 일반 백성들에게는 더욱 귀한 음식이었다. 민가에서는 제사, 혼례, 환갑, 명절 등 잔칫상에는 한과를 빠지지 않고 올렸다. 한과 사용이 너무 성행해서 환갑, 혼례, 제사 등 특별한 경우 외에는 사용하지 말라는 규제사항이 <대전회통>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였다.

각 지방 한과 강정의 특징

대한민국명인회(한과세트)
<©대한민국명인회>
강원도
강원도는 쌀농사보다 밭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이다. 주식 역시 과거에는 쌀이 아니라 옥수수, 감자, 메밀 등 밭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강냉이밥, 감자밥, 감자수제비, 메밀막국수 등이었다. 한과 역시 쌀이 아닌 밭에서 나는 작물로 많이 만들어졌다. 특산물인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엿, 밀가루로 만든 매작과, 찹쌀가루로 만든 약과, 강릉산자 등이 별미로 꼽힌다.
전라도
전라도는 음식의 재료가 풍부할 뿐 아니라 음식 맛있기로는 첫손에 꼽히는 곳이다. 한과 역시 매우 다양해 찹쌀가루와 구기자가루를 섞어 만든 구기자강정을 비롯해 산자, 유과, 동아강정, 연강정과, 비자강정, 전주약과, 창평흰엿 등이 있다.
충청도
충청도는 넓은 옥토를 가지고 있어 곡류가 풍부하고 인삼산지가 있다. 인삼을 재료로 만든 인삼정과와 인삼약과, 수삼정과가 유명하다. 특이한 한과로는 '무엿'과 '무릇곰'이 있는데 무엿은 불린 쌀과 엿기름, 무채를 넣고 만드는 것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만드는 딱딱한 갱엿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떠먹는 엿이다. 무릇곰은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무릇' 말린 것과 쌀가루, 엿기름, 생강즙, 쑥 등을 푹 고아 만든 과정류이다.
경상도
경상도는 사과를 비롯한 제철과일과 채소 등으로 만든 정과와 다식이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사과와 밤, 대추, 감 같은 다양한 과일과 열매를 이용한 정과와 통도라지, 연근, 당근, 우엉, 생강 등으로 만든 '각색정과', 산더덕과 산당귀 뿌리, 송홧가루, 토종꿀로 만든 '신선다식', 청주와 설탕으로 버무려 재워둔 대추를 쪄서 만드는 '대추징조', 찹쌀가루와 멥쌀가루, 막걸리, 조청, 쌀로 만든 튀밥으로 만드는 '준주강반'은 경상도를 대표하는 한과다.
제주도
제주에는 매우 특별한 한과가 있다. 바로 닭고기, 꿩고기, 돼지고기 등의 육류로 만든 닭엿, 꿩엿, 돼지고기 엿이다. 이 엿들은 제주 사람들의 별미이자 보양식으로 사랑받았다.
북한지역
북한지역의 경우 황해도 지역의 무로 만든 과자인 '무정과', 평안도 지방에서는 수수로 만든 '수수엿', 함경도 지방에서는 '태석'이라는 엿이 유명했다.

단맛의 원천 꿀과 조청

강정의 한 종류인 타래과유과
<강정의 한 종류인 타래과와 유과>

한과의 단맛은 지나치게 강하기보다는 질리지 않을 정도로 딱 적당한 단맛이다. 설탕과 함께 꿀과 조청 등을 적절히 섞어 사용하기 때문이다. 꿀과 조청은 설탕 못지않은 단맛을 낸다. 그 맛의 질감이 강하기보다는 부드러워 자극이 덜하다. 설탕보다 조금 넣어도 단맛을 충분히 발휘하며, 영양 면에서 설탕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송나라를 통해 설탕이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단맛을 내는 재료로 사용된 것은 오직 꿀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채취해야 하는 꿀은 귀한 음식이었다. 한과 등 고급 음식을 만드는데 사용되어왔고 약으로도 먹었다. 꿀을 묻힌 한과는 맛도 있지만 꿀의 방부효과로 방부제를 넣지 않아도 저장성을 높여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조청(造淸)’이란 명칭은 자연에서 얻은 꿀을 '청(淸)'이라고 한데서 유래했다. 조선시대에 개발돼 꿀과 함께 단맛을 내는 주요 재료로 사용됐다. 구하기 힘든 꿀과 달리 조청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곡류 등을 엿기름으로 삭힌 후졸여 꿀처럼 만드는 것이다. 조청의 탄생으로 한과는 물론 여러 음식들에 단맛을 내는 일이 쉬워졌다. 조청은 거의 모든 곡류로 만들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찹쌀, 멥쌀, 수수 등 전분을 함유한 것이라면 모두 조청으로 만들 수 있다. 단맛이 강하지만 설탕과 달리 칼로리가 낮고, 혈당을 올리지 않으며, 재료로 사용한 곡물 등의 성분을 가지고 있어 영양이 풍부하다. 장의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하고, 소화를 돕는 효능을 갖고 있어 건강하게 단맛을 섭취하게 해준다. 한과에서는 조청을 약과와 유과 등의 즙청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과가 소화가 잘 되는 이유에는 조청의 역할도 크다.

꿀은 적어도 닭강정만 달면 된다? 전통식 강정요리법

닭강정
<닭강정>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닭강정은 옛 '강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전한 음식임은 분명하다. 중국 요리인 깐풍기나 후라이드치킨이 가정식으로 바뀌면서 강정으로 발전했고 점점 현대식 입맛으로 자리잡은 것이 바로 닭강정인 것이다. 닭강정과 양념치킨은 다른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닭강정은 전통 한과, 강정의 레시피에서 유래가 되었기 때문에 조청이나 꿀을 곡류나 견과류와 버무려 맛을 낸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닭강정 맛의 유래는 어떠할까? 우선 <조선요리법>에 나오는 전통 강정 요리법을 소개해 본다.
“좋은 찹쌀을 깨끗하게 씻어서 물에 술을 1/3가량 섞어서 담가 겨울이면 일주일 내지는 10일 가량 두었다가 건져 빻아서 고운 채에 밭친다. 그리고 물에다 술을 섞는다. 가령 가루가 소두 1되면 진품 술을 1/2종지 가량, 설탕을 1종지 가량 섞어 고추장떡 반죽하듯 해서 솥에 찐다. 김이 잘 오르면 양푼 같은데다 방망이로 오래 저어 꽈리가 일도록 해서 제 가루를 뿌리고 얄팍하게 밀어 무장아찌 썰 듯 썰어서 바람이 통하지 않게 주의하여 말린다. 아주 바싹 말리지 말고 갈러보아 가운데가 아직 덜 말랐을 때 참기름을 끓이다가 지져낸다. 거죽에 무치는 것은 참깨를 껍질을 벗기고 볶아 무치기도하고 잣을 반으로 쪼개 부치기도 하며 콩가루도 무친다. 찹쌀을 튀겨 꽃 같이 된 밥풀도 무치고 싸라기도 튀겨 무친다.”

이런 전통 방식에서 유래한 닭강정 조리법을 쓴 단국대학교 정순자 교수는 ‘뜨거울 때 먹어도 좋고, 완전히 식어도 좋다. 거무스름하면서 윤기가 나서 보기 좋으며, 달콤하고 칼칼해 반찬으로도 훌륭하다’고 덧붙였다.(1972년 7월 11일자 동아일보 기사)여기까지는 재료에 주로 설탕이 쓰였다.

1993년 경향신문에서는 “닭튀김(후라이드 치킨)이 남았을 경우에는 닭강정이 제격”이라는 기사가 실렸는데 여기에 물엿이 등장한다. “얇게 저민 마늘과 마른고추를 볶다가 간장, 물엿, 물을 조금 넣고 끓인 후 닭튀김을 넣고 버무린 뒤 녹말물을 넣어 윤기 나게 졸이면 된다” 이 즈음부터 물엿을 넣은 닭강정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외식 메뉴로 크게 사랑받는 오늘날의 닭강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과와 강정이 등장하는 속담 민담

속 빈 강정의 잉어등 같다 :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다.

개가 약과 먹듯 하다 : 음식의 참 맛도 모르고 빨리 먹는다.

꿀보다 약과가 더 달다 : 사리에 어긋난다.

꿀은 적어도 약과만 달면 된다 :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목적만 이루면 된다.

다식판에 박은 것 같다 : 모양이나 크기가 한결같다.

비지먹던 배가 약과를 마다할까 : 맛없던 음식만 늘 먹어왔던 사람이 맛 좋은 음식을 싫다고 할 리가 없다.

소 한과 먹는 격이다 : 분에 넘치는 짓을 하거나 격에 맞지 않는 짓을 한다.

약과 먹기다 : 일하기가 매우 쉽고도 즐겁다.

약과에 꿀 찍은 맛이다 : 즐거운데다 더 즐거운 일이 연속해서 생겨 매우 즐겁다.

(출처:속담풀이사전, 한국고전신서 편찬회엮음)

주요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과박물관 한과명장 김규흔<한과레시피>

인간문화재 최봉석 사이트 https://www.galgol-sanja.com/shop/fermentation/health_taste.php?&

대한민국 명인회 유과 김영숙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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