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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고고학과 해양 문화재를 아시나요? [양순석/허문녕/노경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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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 바다에서 과거로 가는 타임캡슐을 찾다 수중 고고학과 해양 문화재를 아시나요?
- 바다가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수중고고학과 해양문화재
- 금은보화를 싣고 가다 난파된 배의 이야기를 듣고 바닷속으로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 영화 이야기 같지만, 이것은 영화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나라 바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육지가 아닌 바다나 호수, 강에 남아 있는 인간의 물질적 흔적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과거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을 수중 고고학이라 하며, 바다에 남겨진 문화적, 역사적, 고고학적, 예술적 가치를 지닌 인류의 흔적을 해양문화재라고 부릅니다. 물속에서는 유물의 부식이나 환경 오염에 의한 파괴, 약탈당하는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유물이나 유적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해양 문화재는 문화재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발굴 지점 등을 통해 고대 무역로 등을 유추할 수 있어 당시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 바다에 숨겨진 우리의 보물들 한국 해양 문화재
- 우리나라에서는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이루어진 신안선 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4척의 난파선을 발굴하고 조사했습니다. 신안선은 한국 최초이자 세계 최대의 보물선으로 당시 굉장히 화제가 되었죠. 신안선을 계기로 한국에도 수중 탐사를 위한 장비와 전문 인력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답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발굴을 통해 통일신라시대 배 1척, 고려시대 배 10척, 조선시대 배 1척, 중국 배 2척을 발굴하였습니다. 2007년~2008년 발굴된 태안선에서는 고급 고려청자 25,000여 점이 확인되었으며, 태안 마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마도 1,2,3,4호선에는 선박에 실린 화물의 내용과 양, 날짜, 목적지 등이 기록된 목간이 발견되어 당시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INTERVIEW 바닷속 잠들어 있는 역사를 깨우는 수중 발굴과 연구원 3인을 만나다
바닷속에 잠들어 있는 수천 년의 역사를 깨우는 일. 이 영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수중 고고학자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수중고고학 기술을 갖추고 있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열 손가락에 꼽힌다고 하는데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 연구원 허문녕, 양순석, 노경정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Q. 수중 발굴과 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 노경정 :바다 아래에 묻힌 과거의 역사를 일깨우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바다에 침몰한 선박을 찾아내고 발굴해서 새로운 고고학적, 역사적 가치들을 만들어 내는 일이죠. 허문녕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수중문화재 조사와 보호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수중문화재를 찾기 위한 탐사와 유물 집중 매장처, 난파선에 대한 발굴조사 업무가 저희의 주요 업무입니다.
- Q. 수중문화유산의 발굴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 수중문화재 조사 방법
- 육안 조사(잠수조사)와 장비조사를 통한 탐사
- 유구(선체)나 유적의 규모 파악
- 유적 전면에 그리드 설치
- 단계적 제토를 통한 정밀발굴
- 사진, 영상촬영 및 실측을 통한 기록
- 선체 및 유물인양
노경정 :수중발굴과 육상발굴은 기본적인 목적이나 방법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수중이라는 환경과 관련하여 특화된 장비나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수중지표조사를 통해 유구나 유물의 집중매장처를 확인 후, 유구(선체)나 유적의 규모 파악하고 유적 전면에 일정 단위의 방안(그리드)을 설치합니다. 다음으로 해저면에 있는 흙을 제거하는 작업인 제토를 통해 정밀 발굴을 진행하고 이후 선체 및 유물 인양 작업을 진행합니다.
허문녕 :조사원들은 잠수복을 입고 잠수헬멧을 쓴 상태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제토 방법도 육상에서는 호미 등을 사용하지만 수중에서는 슬러리펌프 라는 장비를 사용합니다.발굴 조사에서는 기록을 어떻게, 얼마나 정밀하게 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서해는 조류가 매우 강하고 수중 시야도 혼탁하여 기록에 어려움이 많은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 도입 등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 Q. 수중발굴과 연구원으로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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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녕 :저는 육상 고고학을 전공했음에도 수중 고고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학생들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수중고고학이라는 분야를 인지하고 있으며 장래희망으로 꿈꾸기도 합니다. 한국 수중발굴선배로서 아주 많이 뿌듯합니다.
양순석 :저의 첫 수중발굴인 비안도 발굴을 완료하였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해군의 도움을 받아 발굴 작업을 했으나 2002년 비안도 발굴부터는 자체 조사 인원으로 발굴을 진행했는데,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가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노경정 :제가 발굴한 유물로 인해 새로운 고고학적, 역사적 사실이 밝혀진다거나 보물로 지정되었을 때 아주 큰 보람을 느낍니다.
-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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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녕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이 지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력양성이 가장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수중고고학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 없습니다. 기초적이지만 자체적인 교육을 통해 인력 육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양순석 :제2의 신안선(국제 무역선) 발굴과 판옥선, 거북선을 찾아 발굴해 보는 것이 가장 큰 꿈이자 목표입니다. 노경정 :우리나라 바다에는 아직도 수많은 해양문화재가 잠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사인력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중고고학 인력의 확대와 함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고고학적, 역사적, 증거들을 찾아 계속 정진해나가고 싶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http://www.seamuse.go.kr [바다에서찾은고려의보물들]
수중문화재의보고인태안에서고려개국, 1100주년을기념하며 <바다에서찾은고려의보물들>을주제로기획전시가진행되고있습니다. 이번전시에서는고려를대표하는청자부터항아리등난파선과함께수장되었던유물들과함께뱃사람들의일상을그대로보여주는생활유물을관람하실수있습니다.
- 일시: 2018.12.14~2019.04.30
- 장소:충청남도태안군근흥면신진대교길9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