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링크

메뉴 열기, 닫기

전통문화공감

검색어 입력
  • Print

본문시작

한글(국보/보물)

1481년(성종 12)에 성종의 명으로 유윤겸(柳允謙, 1420~?) 등이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 712~770)의 시(詩)를 언해하여 을해자로 간행한 책이다. 권수제는 ‘부류두공부시(分類杜工部詩)’인데, 언해가 되어 있으므로 흔히 줄여서 ‘두시언해’라 부른다. 서명의 ‘분류(分類)’는 시를 내용별로 분류하여 편찬한 데서, ‘두공부(杜工部)’는 두보가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郞)의 벼슬을 한 데서 각각 유래한다. 세종 때에 우리나라에서 편찬한 《찬주분류두시(簒註分類杜詩)》를 원전으로 하여 그 본문과 극히 필요한 주석을 언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찬의 경위는 현전 중간본 권1 앞에 실려 전하는 조위(曹偉)의 서문에 보인다. 그에 따르면 1481년 가을에 성종이 유윤겸 등에게 명하여 언해가 시작되었고, 책이 이루어지자 자기에게 서문을 쓰도록 하였다 한다. 서문을 쓴 일자가 1481년 12월이므로 이 때에 언해본의 편찬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전체 25권 19책(또는 17책)의 거질(巨帙)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세종대에서부터 두시에 대한 주해 작업이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원간본은 전질 25권 가운데 권1, 2, 4를 제외한 22권이 여러 도서관 및 개인 소장으로 흩어져 전한다. 현전 초간본들은 대개 결장(缺張)이 있거나 지질과 착묵이 좋지 않은데, 서울대 가람문고 소장의 권6,7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권17,18,19은 지질과 인면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글자를 오려내고 종이를 붙여 같은 활자로 보인(補印)한 교정본으로 가치가 높다. 본문의 채재는 대개 한시 원문을 2구씩 먼저 제시하고 그에 대해 쌍행으로 주석과 언해를 다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한시 원문에는 구결이 달려 있지 않으며 원문과 언해문의 모든 한자에는 한자음이 달려 있지 않다. 이 시기에 간행된 다른 언해 문헌들과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주석문에는 한글로 구결이 달려 있다. 당시의 구결서나 언해서와 마찬가지로 이들 구결에는 방점을 표기하지 않았으나 ‘揷秧? 모·심·기라’(7:36b)와 같이 주석에 국어 문장이 섞여 있는 경우 그 부분만은 방점 표기가 나타난다. 《두시언해》는 한글 창제 이후 최초의 시가 언해서로서 독특할 뿐만 아니라, 총 1,467수의 한시를 언해한 것이므로 분량에 있어서도 상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번역문학적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있으나 특히 국어사 자료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문헌이다. 원간본에 나타나는 국어학적 특징을 몇 가지 들면 다음과 같다. 표기법의 특징으로는 우선 ?의 표기 위치를 들 수 있다. ‘굴허?’(16:55a)보다 ‘굴?에’(7:3a) 방식의 표기가 더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전시기의 문헌에서 ‘?다?, 버?-’과 같이 항상 후행음절의 초성으로 내려 적던 것을 ‘??이(6:11b), ?을-(24:17b)’과 같이 표기한 예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긔’(7:14a)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이지만 ‘?어긔’(16:66b)의 용례도 보인다. 또한 ‘도라갈 ?’(6:31a), ‘고기자? 사??’(7:3a)와 같이 관형형어미 ‘-ㄹ’ 뒤에서 ?은 물론 각자병서도 쓰이지 않는 방식의 표기법이 완전히 정착된 모습을 보여준다. 음운론적으로는 ‘뵈야?로’(6:37a)와 ‘보야?로’(6:5a), ‘제여곰’(11:28b)과 ‘저여곰’(11:44b)에서와 같이 반모음 j가 삽입된 이표기의 많은 용례를 보여줌으로써 이 시기의 이중모음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해 준다. ‘?결’(6:10a)과 ‘믓결’(11:7a)의 공존은 속격 ‘-ㅅ’ 앞에서의 ㄹ탈락을, ‘??’(6:6b)과 ‘??’(15:20a)은 ‘?>ㅇ(탈락)’의 변화를 보여준다. 모음의 교체를 보여주는 많은 예들이 있는데, ‘기?마’(11:31b)와 ‘기르마’(15:1b) 등은 ‘?~으’의 교체를, ‘??’(7:6b)와 ‘?모’(7:33a) 등은 ‘?~오’의 교체를 각각 보여준다. ‘??’(11:30a)에 비해 ‘??’(6:14a)과 같이 j 탈락을 보여주는 용례도 있다. ‘?니던(7:15b), 듣노니(7:40a)’에 대한 ‘?니?(7:19b), 든노니(6:19b)’ 등의 표기는 자음동화 현상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문법면에서의 특징으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아/어 잇-’ 구성과 함께 그 축약형인 ‘-앳/엣-’은 물론, 선어말어미화한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누르렛도다(6:13b), ????더니(6:37b)’의 유형이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블것도다(11:22b), 퍼러?얏도다(15:10a)’의 형태는 수적으로 열세이지만, 완료·지속의 동작상을 나타내던 문법형태가 과거시제 형태로 변화하는 초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장 구조에 있어서는 ‘내 이제 머리 노니? 子ㅣ’(我今遠遊子, 6:47b)와 같은 기형적인 명사문이나, ‘지비 消息 무롤? 업도소니’(無家問消息, 7:39a)와 같은 동일지시적 명사구 구성이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사?? 이? 다봇 옮? 호? 슬노니’(人事傷蓬轉, 7:16a)와 같은 특이한 대격 중출 구문이 빈번히 나타남도 주목할 만하다. 운문인 한시 원문을 축자적으로 간략히 국어문장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표현으로 볼 수 있겠으나, 15세기 국어 구문의 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분량이 방대한 만큼이나 그에 따른 다양한 어휘를 보여준다. ‘일의놀-(6:42b), ??시(7:37a), ?어리(15:4a)’ 등과 같이 이 시기 다른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어휘가 상당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동의어를 보여준다. ‘속(6:53b)/솝(17:35b), 막대(6:42b)/막다히(11:49a), 즘?(22:51b)/??(22:53a), 반?시(25:15a)/반?기(22:49a)’ 등의 짝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들은 각기 신형과 구형의 관계에 있는 단어들이다. 같은 한자어에 대해 한자표기과 한글표기가 공존하는 경우도 많다. 정음초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나던 ‘爲頭?-(16:3b)/위두?-(7:24a)’는 물론, ‘時節(6:1b)/시졀(7:25b), 受苦?외-(16:71a)/슈고로이(20:27a), 便安?-(11:17b), 편안?-(15:29a)’ 등 많은 예가 있다. 한자어 ‘常例’가 ‘?녜’(8:56a)뿐만 아니라 ‘常녜’(11:36b)로 된 특이한 표기도 보인다. 한편, 성종대에 간행된 원간본을 1632년(인조 10)에 경상감사 오숙(吳?)이 대구부사 김상복(金相宓)의 도움을 받아 목판본으로 중간(重刊)한 책이 있다. 흔히 ‘중간두시언해(重刊杜詩諺解)’라 부른다. 중간본 간행에 관련된 기록은 권수에 실려 있는 장유(張維)의 서문에서 볼 수 있다. 그에 따르면 당시에 성종조에 간행된 인본(印本)이 드물어서 구해 보기 어려웠는데, 오숙이 한 질을 구득하여 베끼고 교정하여 여러 고을에 나누어 간행한 것이라 한다. 이 중간본은 원간본을 교정하여 새로이 판하(版下)를 써서 판각한 것이므로 복각본(覆刻本)이 아닌 개간본(改刊本)이라 할 수 있다. 행관과 체재는 대체로 원간본에 일치하지만 달라진 부분도 있다. 어형의 변화는 단순히 오자를 바로잡은 것도 있지만, 17세기 경상 방언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예들이 있어 국어 음운사 및 방언사의 귀중한 자료가 되어 왔다. 또한 원간본이 현전하지 않는 권1,2,4의 내용을 보충해 줄 뿐 아니라, 교정되지 않은 원간본에서 나타나는 오자들이 바로잡혀 있으므로 15세기 자료로서도 이용될 수 있다. 중간 목판본은 원간본에 비해 여러 도서관 및 개인 소장으로 훨씬 널리 전하고 있다. 그러나 완질은 드물고 대부분 낙질 또는 영본으로 소장되어 있다. 완질이라 하더라도 보각, 보판이 있는 책으로 배보(配補)된 경우가 많다. 1632년의 중간본이 언해문에서 1481년판과 달라진 점 가운데 국어사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몇 가지 사실을 들면 다음과 같다. 전면적인 변개는 방점과 ?,? 표기에 관한 것이다. 방점이 완전히 삭제되고, ?과 ?은 대부분 ㅇ으로 대체되었다. 초간본의 ‘?다?’가 ‘당당이(6:21b), 당당히(7:4b)’로, ‘몸?’가 ‘몸소’(6:34a), ‘아?’이 ‘아?’(24:61b)로 각각 바뀐 것은 언어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버?리와다’가 ‘버으리와다’(7:5b)로, ‘손?’가 ‘손오’(24:24b), ‘?어’가 ‘긍어’(22:33a)로 된 것은 기계적인 대체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표기법에 있어서 ‘?>?’(7:34b)의 변화, ‘??미(7:1b), 버들를(8:39b)’ 등의 중철표기는 근대국어 표기법의 한 모습이다. 주격조사 ‘-이’와 지정사 ‘이-’의 표기가 ‘佳人ㅣ(8:66a), 使者이(7:12a)’, ‘子息ㅣ라(8:65a), 洞主이라(8:58a)’와 같이 정서법의 혼란을 보여주는 예가 많다. 음운 현상과 관련하여 가장 주목되는 것은 구개음화 현상이다. ‘졀?-’가 ‘절?-’(11:1a)로 표기되거나, ‘梅花 플 제’가 ‘梅花 플 졔’(11:2a)로 된 예들은 ㅈ이 구개음 [t?]임을 보여준다. ‘져즈음?(1:48a), 버지(朋, 3:53a), 노치 말라(放, 8:32b)’ 등 ㄷ구개음화가 적용된 용례와, ‘가디(枝, 3:14b), 티워(寒, 8:34a)’ 등 과도교정된 용례의 빈번한 출현은 17세기 전반에 경상방언에서 이미 ㄷ구개음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드문 예이지만, ‘겨?레’에 대한 ‘져으레’(7:28b)와, ‘길?로 혀 가고’에 대한 ‘길?로 셔 가고’(14:30a)와 같이 ㄱ과 ㅎ의 구개음화를 반영한 예도 보인다. ‘??미’(風, 6:42a), ‘셋겨슈믈’(13:14b)과 같이 움라우트가 일어난 용례와 ‘지불(齋, 7:16b), 시르물(憂, 4:41a)’ 등의 원순모음화도 주목된다. 문법 형태의 변화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 ??>하? ??’(7:16a)과 같이 속격 ‘-ㅅ’이 탈락된 형태가 보이고, 선어말어미 ‘-오/우-’의 기능 소멸에 따른 변화가 ‘?다라>?더라(7:22b), 흘루미>흘르미(7:12a), 버서나라>버서나롸(11:1b)’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갑곡>갑고’(7:8b), 보곡>보고(7:34b)’의 변화는 강세 첨사 ‘-ㄱ’의 소멸을 보여준다. 이미 초간본에서도 나타난 현상이지만 ‘?외?고>?외얏고’(13:27a)’와 같은 ‘-앳/엣/?->-앗/엇/얏-’의 변화가 집중적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ㅅ이 탈락된 ‘왯도다>왜도다’(7:9a)의 형태도 보인다. 중간본 《두시언해》는 지속적인 수요가 있어서인지, 상당히 많은 부수가 인출된 듯하다. 같은 1632년판이라 하더라도 현전본들은 시간적 경과에 따른 판목의 균열과 부식이 印面에 반영된 정도가 달리 나타난다. 그런데 잦은 인출과 잘못된 보관으로 훼손된 책판만을 새로 새겨 옛판에 합쳐서 인출한 책이 있다. 매목(埋木) 등에 의한 부분적인 보수를 제외하면 시간적 간격을 두고 크게 두 차례의 보판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보판본은 오각과 탈각이 심하고 언어사실도 달라진 것도 있어 중간본의 자료로 이용할 때에는 매우 주의하여야 한다. 현전 원간본의 대부분이 영인되어 이용되고 있다. 통문관에서 1954~59년에 권7, 8, 15, 16, 20-25를,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1976~78년에 권10, 11, 14, 15를 각각 영인한 바 있고, 국어학회에서 1971년에 가람본 권6을 《국어학자료선집Ⅱ》에 영인하였다. 이들 영인본을 모아 1983년 홍문각에서 재영인한 책이 널리 유포되어 있다. 중간본의 경우는 태동출판사에서 1632년판을 영인한 것이 연구자료로 이용할 만하다. 1977년 대제각에서 축쇄영인한 책이 널리 유포되어 있으나, 후대의 보판본이 섞여 있어 이용시 주의를 요한다. (이호권) ① 참고문헌 백두현(1989), 두시언해 초간본과 중간본의 통시음운론적 비교, 어문학 50. 안병희(1957), 중간 두시언해에 나타난 t 구개음화에 대하여, 일석 이희승선생 송수기념논총, 일조각. 이병주(1970), 두시언해 비주(보정판), 통문관. 이병주 편(1982), 두시연구논총, 이우출판사. 이현희·이호권·이종묵·강석중(1997), 두시와 두시언해 6·7, 신구문화사. 이호권(2003), 두시언해 중간본의 판본과 언어에 대한 연구, 진단학보 95. 조남호(2001), 두시언해 한자어 연구, 태학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인문연구실 편(1998), 두시와 두시언해 연구, 태학사. ② 관련항목: 찬주분류두시, 두율분류, 두초당시 ③ 키워드: 분류두공부시언해, 중간두시언해, 두시, 두보, 유윤겸, 조위, 오숙, 김상복, 장유, 교정본, 보판본, 구개음화, 경상방언 ④ 원전보기: [청주 고인쇄박물관 소장 원간본 권21], [1632년 중간본 25권 완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