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공간

전체 : 3521 페이지 : 21/ 353

몸은 동전 모양의 비늘로 덮여 있고, 부리부리한 눈에 주먹코가 돋보이며, 입술 사이로 앞니와 송곳니가 드러나 있으며, 다리에는 화염각(火焰脚, 불꽃 모양의 갈기)과 나선형의 갈기가 선명하고, 꼬리는 엉덩이를 거쳐 등에 올라붙어 있다. 정수리는 약간 불룩할 뿐이고 문제의 외뿔은 나타나 있지 않다.

도산서당에서 건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은 단지 외부 침입을 막거나 건축공간의 영역을 한정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담장을 활용한 건축공간의 구성수법을 통해 건축의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융합시킬 뿐 아니라, 담장을 통해 자연경관까지도 집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건축공간의 영역을 밖으로 무한히 뻗어나가도록 한 것이다.

남쪽 벽면에는 폭이 좁고 높이가 큰 창이 있어서, 창을 열면 이곳으로 햇빛이 들어와 그 앞의 작은 창호지 문과 뒤쪽의 흰 벽면에 은은하게 비치면서 운치 있는 광경이 연출된다. 이곳은 고서를 수장하기위해 소박하게 꾸민 공간이지만, 이로 인해 멋진 인테리어 디자인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 건물에서는 맞배지붕 아래 부분이 주요 구조부에 해당한다. 이 부분이 퇴계가 초기에 삼간지제에 따라 구상했던 부분이었다. 기둥간격이 7-8-9자(214×246×276㎝)로 변화된 것은, 세 칸이라는 최소한의 공간적 틀은 유지되면서 부엌과 방(완락재)그리고 마루방(암서현)의 크기가 그 기능에 따라 다소 조정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중

깊은 내부 즉 퇴칸을 포함하면 4칸 깊이를 하나의 지붕면으로 덮었기 때문에 지붕의 물매는 매우 급하고 지붕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자칫하면 지붕의 시각적 중량감 때문에 건물의 형태가 붕괴될 만한 크기였다. 그러나 종묘의 지붕은 무거운 중량을 지닌 매스라기보다는 대지에 평행하게 떠 있는 또 다른 수평면으로 보인다. 이처럼 크고 무거운 지붕을 떠 있게 만드는

셈할 수 없을 정도로 기둥과 칸들이 반복될 때, 무한을 생각할 수 있고 영원의 언저리에 서게 된다. 종묘 정도의 반복이 계속되면 있는 것과 없는 것, 이른바 존재와 무의 구별이 모호해진다. 무수한 기둥들, 똑같은 방과 문짝들, 무표정하리만큼 균질한 지붕과 기단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반복되면 그 반복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어진다. 여기서는 일상적 시간은 정지하

지형을 따라 융통성 있게 자리잡은 건물군과 그들 사이를 직선으로 치고들어가는 어도의 만남은 여러 가지 부수적인 시각효과를 가져온다. 건물의 담장과 평행하지 않은 길들은 담장이나 건물을 모퉁이 에서 보도록 유도한다. 그렇지 않아도 긴 건물과 담장을 정변으로 만난다면 질려버 릴 것이다. 삐딱하게 만남으로써 길이의 위압감을 덜어준다. 산재해 있는 독립적 영역들을

종묘에는 여러 가지 길이 얽혀있다. 넓은관람로는 제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공원으로 개방되면서 만들어 졌고 제사 준비를 위한 용인用人들의서비스 통로가 있었지만 그다지 큰의미는 없다. 의미 있는 길은 원래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신도神道고 또 하나는 어도御道다. 신도는 인간은 다닐 수 없고 혼령만이 드나드는 길이고, 어도는 제사 담당자인 임금과 세자가 이동하

이 건물이 수평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넓은 면적이나 기둥 간격에 비해서 기둥의 높이가 낮게 계획됐다. 기둥 간격은 3.7- 4.0m, 기둥 높이 는3.7m. 신라계 불전건축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평적인 입면 비례다. 공포대는 꽉 들어찬 다포계로 구성되어서 기둥의 높이는 더욱 낮아 보인다. 또한 기둥 아래의 기단을 2중으로 구성해 기단 자체가

수직적인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기단의 높이는 매우 낮다. 그나마 기단을 2단으로 만들어서 마치 땅에서 바로 건물이 솟아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각층의 비례나 전체적인 형태가 세련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균형은 잡혀 있다.

검색
빠른 이동 메뉴
  • 주소 : (03060) 서울시 종로구 종로구 율곡로 33 안국빌딩 7층
Copyright © KCDF.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