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동전 모양의 비늘로 덮여 있고, 부리부리한 눈에 주먹코가 돋보이며, 입술 사이로 앞니와 송곳니가 드러나 있으며, 다리에는 화염각(火焰脚, 불꽃 모양의 갈기)과 나선형의 갈기가 선명하고, 꼬리는 엉덩이를 거쳐 등에 올라붙어 있다. 정수리는 약간 불룩할 뿐이고 문제의 외뿔은 나타나 있지 않다.
도산서당에서 건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은 단지 외부 침입을 막거나 건축공간의 영역을 한정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담장을 활용한 건축공간의 구성수법을 통해 건축의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융합시킬 뿐 아니라, 담장을 통해 자연경관까지도 집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건축공간의 영역을 밖으로 무한히 뻗어나가도록 한 것이다.
남쪽 벽면에는 폭이 좁고 높이가 큰 창이 있어서, 창을 열면 이곳으로 햇빛이 들어와 그 앞의 작은 창호지 문과 뒤쪽의 흰 벽면에 은은하게 비치면서 운치 있는 광경이 연출된다. 이곳은 고서를 수장하기위해 소박하게 꾸민 공간이지만, 이로 인해 멋진 인테리어 디자인이 이루어진 셈이다.
이 건물에서는 맞배지붕 아래 부분이 주요 구조부에 해당한다. 이 부분이 퇴계가 초기에 삼간지제에 따라 구상했던 부분이었다. 기둥간격이 7-8-9자(214×246×276㎝)로 변화된 것은, 세 칸이라는 최소한의 공간적 틀은 유지되면서 부엌과 방(완락재)그리고 마루방(암서현)의 크기가 그 기능에 따라 다소 조정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중
셈할 수 없을 정도로 기둥과 칸들이 반복될 때, 무한을 생각할 수 있고 영원의 언저리에 서게 된다. 종묘 정도의 반복이 계속되면 있는 것과 없는 것, 이른바 존재와 무의 구별이 모호해진다. 무수한 기둥들, 똑같은 방과 문짝들, 무표정하리만큼 균질한 지붕과 기단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반복되면 그 반복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어진다. 여기서는 일상적 시간은 정지하
종묘에는 여러 가지 길이 얽혀있다. 넓은관람로는 제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공원으로 개방되면서 만들어 졌고 제사 준비를 위한 용인用人들의서비스 통로가 있었지만 그다지 큰의미는 없다. 의미 있는 길은 원래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신도神道고 또 하나는 어도御道다. 신도는 인간은 다닐 수 없고 혼령만이 드나드는 길이고, 어도는 제사 담당자인 임금과 세자가 이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