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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듣고, 이야기를 먹다 [우리고장 맛 이야기-경상도편]
  • 조회수 : 4511
  • 작성일 : 2015-12-30

 

 

 

 

음식을 듣고, 이야기를 먹다 [우리고장 맛 이야기-경상도편]

 

안녕하세요 저번 우리고장 맛이야기 경기도 편에 이어 경상도 음식과 이야기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합쳐 소개하는 만큼 저번보다 더 많은 지역의 음식과 이야기를 들고 와 보았습니다. 경상도 편에서 소개할 지역은 초 네 군데인데요 고령과 포항, 거제 그리고 통영입니다. 그럼 한 지역씩 돌아가면서 음식을 듣고, 이야기를 먹어봅시다!

  

고령- 도토리수제비

 

여러분, 도토리 좋아하시나요? 사실 도토리 그 자체를 먹는 일은 흔치 않고 묵을 만들어 '도토리 묵'으로 자주 먹죠!그런데 고령에는 도토리 묵이 아니라 도토리 수제비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도토리는 사실 쌀이 부족할때 허기를 때우려고 먹던 '구황식품'이었습니다. 30~40년 전만 해도, 가을이 되면 고령사람들은 겨울철 비상식량으로 산에 가서 도토리를 한가마씩 주워왔다고 해요. 이렇게 주워온 도토리를 가을볕에 잘 말린 후, 물에 여러 차례 담가 쓴 맛을 뺀 다음 가루를 냅니다. 이 가루로 묵을 쑤어 먹거나, 쌀가루나 밀가루를 섞어 떡이나 수제비를 해 먹는 것이죠. 그런데 고령의 도토리수제비는 조금 더 특별한 것이 있답니다. 바로 '보양식'이라는 점인데요! 허기를 때우려고 먹던 도토리수제비가 어떻게 보양식이 되었을까요? 흔히 먹던 간단한 음식에서 보양식으로 거듭난 도토리수제비를 개발한 것은 한 음식점의 주인 아주머니 덕분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매일 도토리 묵과 도토리 수제비를 만드는것을 보고 자란 아주머니는, 어떻게 하면 도토리수제비를 더 맛있고 영양가 있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도토리수제비 반죽에 감자가루, 찹쌀가루, 쌀가루를 섞었더니 도토리수제비 특유의 텁텁한 맛이 없어지고 쫀득한 식감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사골을 우려내 인삼, 팽이버섯, 은행, 대추 등을 함께 넣으니 맛 좋고 영양가 높은 고령만의 도토리 수제비가 탄생한 것입니다! 도토리 수제비의 사진만 봐도 쫀득한 수제비와 얼큰한 국물, 다양한 재료의 맛이 벌써 궁금해지네요

 

포항- 과메기

 사실 과메기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저는 과메기를 처음 먹었을때의 맛을 잊을수가 없답니다. 쫀득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비린내! 이렇게 맛있는 과메기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과메기 이야기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과메기를 어떤 생선으로 만드는지 알고 계시나요? 지금은 꼭치로 많이 만들지만, 옛날 특히 포항에서는 청어로 주로 만들었다고 해요. 포항은 해초가 많은 만큼 청어 떼가 산란을 위해 겨울철에 많이 몰려왔습니다. 그물만 던지면 청어가 한가득 올라올 정도였다고 할만큼요. 그런데 겨울 한 철에만 잡히는 청어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부엌의 살차(통풍이 되는 작은 창)에 청어를 걸어놓았는데, 이곳이 부엌의 연기가 빠져나가는 곳이라 자연스럽게 훈제가 되었습니다. 훈제가 되니 고기가 쉽게 상하지않았죠. 그뒤로 마을 사람들은 청어를 부엌 살창에 매달아 놓고 겨울을 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달아 놓은 청어들이 차가운 겨울바람에 얼엇다가, 따뜻한 부엌연기에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반건조 형태가 되었는데, 그 맛이 쫀득쫀득 꼬들꼬들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마을사람들은 이 방법을 더 발전시켜 낮에는 해가 쨍쨍 내리쬐고 밤에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부는 구룡포 바닷가에 청어를 매달아 두었고,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과메기'입니다. 처음에는 눈을 꿰어 줄줄이 매달아 놓았던 청어를 '관목어'라고 부르다가 발음이 와전되어 '과메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1960년 이후 청어 수확이 급격히 줄어들어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었는데요, 그맛이 결코 청어에 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포항하면 제철소의 이미기자 강하지만 예부터 과메기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했던 만큼 옛 어촌마을의 정취가 곳곳에 남아있답니다.

 

거제-멍게비빔밥


멍게를 드셔본 적이 있나요? 멍게는 붉은색의 단단한 몸통에 원추형의 돌기가 나 있는 해산물인데요. 이붉은색 껍질을 벗기면 샛노란 듯, 주황빛을 띠는 속살이 나온답니다. 이 멍게로 만든 '멍게젓갈'은 바다와 근접한 거제 사람들이 예부터 즐기던 음식이라고 해요. 멍게를 잘게 다진후 약간의 양념을 해 저온에 숙성시킨 것이 바로 멍게 젓갈이죠. 생으로 먹는 것보다 그 특유의 향이 훨씬 진하답니다.

 

 

거제는 지리상으로 일본과 굉장히 개깝죠. 재미있는 것은 이 멍게 비빔밥에 얽힌 이야기도 일본과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 어느날, 거제의 한 일식집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해삼 내장덮밥을 주문했다고 해요. 하지만 때마침 그 식당에 해삼내장이 떨어지고 없었씁니다. 그래서 요리사는 해삼내장덮밥대신 멍게 젓갈을 넣어 비빔밥을 만들어 손님에게 대접했습니다. 사실 주문한 음식과 다른 음식을 내주었으니, 미안한 마음이 컷습니다. 그런데 일본인 손님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해삼내장덮밥보다 훨씬 맛있다며 감탄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멍게 비빔밥은 우연히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

 

 

통영-충무김밥

 

충무김밥하면 귀여운 조그마한 김말이요, 매콤한 무김치와 쭈꾸미 무침이 생각나죠! 그런데 어떻게 일반 김밥과 다른 충무김밥이 탄생하게 되었을까 궁금하신 적 있나요? '충무김밥의 고향'으로 불리는 통영 항남동에는 현재 충무김밥 전문점만 50여곳으로 '충무김밥거리'를 이루고 있을만큼 충무김밥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60-70년 전의 통영은 부산, 여수, 거제등을 오가는 뱃길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래서 여객터미널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상대로 마을 할머니들은 삶은 감자나 꿀빵, 김밥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팔았죠. 하지만 유난히 햇살이 강한 통영 부두에서 김밥은 쉬어버리기 십상이었습니다. 이렇게 매반 상해버리는 김밥을 보고 속상해하던 한 김밥장수 할머니가 고민 끝에 묘안을 하나 떠올렸습니다. 

바로 김밥과 그 속에 들어가는 반찬을 분리하는 것! 그렇게 해서 한입에 쏙들어갈 크기로 김을 말아 김말이를 만들고, 기존의 단무지, 시금치 등의 반찬이 아닌 쉽게 상하지 않는 무김치나 쭈꾸미 무침을 꼬챙이에 끼워 팔았습니다. 

배를 타고 가는 동안 이꼬챙이를 한 손에 들고 쏙쏙 뽑아먹는 재미까지 더해져 충무김밥이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그후 '국풍81(80년대 여의도에서 열었던 대규모의 문화행사)'에 출품되어 인기를 끌면서 충무김밥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고장 맛이야기 경상도편을 소개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