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별 문화상징

황토
선정취지 및 필요성
  • 황토는 한국인의 정서적 감흥에 가장 잘 부합되는 색깔과 느낌, 효용성 따위를 지니고 있다. 많은 시인들의 작품에 황톳길이 노래되는 이유는 단순한 시어(詩語)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황토에서 태어나서 황토로 돌아가는 한국인의 삶이 강력하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흙을 우습게 여기고 서양식 시멘트문화에 매몰되어왔다. 근년에 들어와 황토바람이 불면서 황토찜질방, 황토아파트, 황토집, 황토침대 등이 등장하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황토바람은 단순 유행으로만 지나칠 바람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무시해오고 업신여겨왔던 황토의 진실을 제대로 평가해보아야 할 순간이다.
역사적 배경 및 상징물의 의미
  •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문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재미있는 대목이 등장한다. 황토굴의 뛰어남을 노래한 글이다. 그의 아들이 후원에 흙으로 토굴을 지은 것을 보고 이규보가 묻자 이렇게 답한다. “이것은 분묘가 아니라 흙집입니다. 이 집은 겨울철에는 화초와 호박을 얼지 않도록 보관하는데 좋습니다. 또 땅 속 깊이 파서 만든 집이기 때문에 이 안에서 아녀자들이 길쌈하기도 좋습니다. 아무리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날이라도 이 안에 들어가 있으면 흙의 온기가 마치 봄날 같아 손이 얼어터지지 않으니 여러모로 좋습니다.” 흙집의 뛰어남을 잘 표현하였다. 선사시대는 물론이고 근자에 이르기까지 우리 건축물의 대부분은 흙집이었다. 흙벽돌을 쌓아올린 흙집으로부터 수수깡이나 대나무를 집어넣어 골조를 만든 흙집, 판자에 흙을 밀어 넣어 다져낸 투막집형식의 흙집에 이르기까지 온통 흙집에서 살았다. 흙집에서 태어나서 무덤의 흙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니 흙 문화는 한국인에게는 어떤 윤회적 삶을 압축하는 표징과도 같은 것이다. 옛사람들은 지장수라고 하여 황토로 인하여 생성된 물을 높게 쳤다. 실제로 양어장을 해본 사람들의 경험담이 이를 잘 증명한다. 시멘트로 만든 바닥에 키운 잉어와 황토로 조성된 양어장에 키운 잉어가 많은 차이가 난다. 단연 황토양어장의 잉어가 건강하고 잘 큰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감옥바닥은 황토바닥에 거적때기를 넣은 정도였다. 매를 맞고 옥에 던져진 죄수가 장독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황토흙 때문이었다. 동물에 따라서는 상처를 입으면 양지바른 땅의 황토흙에 상처부위를 비벼댄다. 자연요법을 기대하는 것이리라.
다른 나라의 유사 사례
  • 황토는 외국에도 있다. 그러나 한반도, 특히 한반도 중부 이남은 황토가 뛰어나다. 황토는 절반이상의 성분이 석영이다. 각감석, 흑운모, 녹니석, 석류석 같은 중광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황토는 화강암, 편마암, 규토 등이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마사황토로 변하고, 황토자체에서 점토광물이 생성되어 미세한 점토가 형성된다. 풍부한 광물질을 내포함으로써 황토는 쉽게 약용 화 될 수 있는 소질을 갖는다. 이 같은 지질학적 특성은 한반도의 황토를 각별하게 만들었다.
기대효과
  • 어떻게 하면 황토를 현대생활에 부합되게 변화 발전시키는 내용물로 적용시킬 것일까. 가장 전통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현대적인 생활에 부합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한 한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는 황토문화의 법고창신을 기대해본다.
문화사업 및 비영리 분야에서의 활용방안
  • 그 무엇보다 한국인이 황토에 의존하고 황토를 적절하게 활용한 사례는 구들문화가 아닐까. 구들은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구들은 두말할 것 없이 접촉문화다. 신체와 바닥이 닿는 문화다. 그래서 몸이 안 좋으면 구들에 ‘지진다.’고 하였다. 구들에서 올라오는 황토의 기(氣)가 신체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황토의 생태학적 중요성은 일찍이 인식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자본주의가 요구하는 효율성의 신화에 종속되어 황토 흙의 뛰어남을 실생활에서 제대로 응용하지 못하고 있다. 황토로 빚은 옹기가 뛰어난들 아파트살림에 거치적거린다고 용도폐기 하였다. 황토집이 좋지만 비싼 땅의 효율성을 살릴 수 없다는 이유는 거부되었다. 이런 식으로 황토는 일부에서만 쓰여 질 뿐, 도시의 삶에서는 거부되고 있다. 그러나 생태가 오염될수록 황토의 강렬한 기가 내뿜는 생태적 힘을 더욱 필요할 것이다.
참고자료
  • 류도옥,『황토의 신비』, 행림,1997 이원섭,『황토요법』,동방미디어,1997 <주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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